평소와 다를 바 없이 잘 먹고 잘 놀던 야옹이가 갑자기 늘 사용해오던 화장실을 두고 엉뚱한 곳에
실례하기 시작했다면 뭐가 잘못된 것일까?
고양이가 게으르거나 머리가 나빠서? 혹은 반려인을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화장실은 생존을 위한 전쟁터
인간에게 고양이 화장실은 그저 모래를 담아놓은 네모난 통이나 뚜껑 달린 플라스틱 상자에
불과하지만, 고양이에게 화장실은 무척이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자신의 배설물을 덮으려 하는 고양이의 행동은
농축되어 배출되는 고양이의 소변은 아주 강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포식자들에게 추적당하기
쉽게 된다. 맹수의 공격을 피하고 사냥감을 잡기 위해 야생에서 생활하던 고양이 선조는
자신의 보금자리 근처에서 배설하지 않았고 배설물을 흙으로 덮어 냄새를 감추었다.
본능적으로 고양이는 먹고, 잠자고, 새끼를 키우고, 노는 곳에서는 배설하지 않는다.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집 고양이를 포함한 야생고양이의 습성이다.
생존을 위해 자신의 배설물을 덮는 고양이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면 화장실 문제를 고양이의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원인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듯이 고양이는 무척이나 깔끔한 동물이다.
그러므로 화장실이 아닌 곳에 실례를 하는 것 자체가 고양이에게는 충분한 스트레스가 된다.
화장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그런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수하고서라도
고양이의 언어로 무언가가 무척 잘못되었다고 필사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화장실을 잘 가리던 고양이가 갑자기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변을 보기 시작했다면, 어떤 것이
원인이 되어 고양이가 화장실 밖으로 나오게 되었는지 신속히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모래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일 수도 있지만, 영역을 침범당했다는 불안감 때문일 수도
있고, 건강상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요인이라면 촉각을 다툴 만큼의 매우 급한 건강상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나 단순히 모래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일어나는 방뇨 행동도 내버려 두면 만성적인
것이 될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
화장실을 거부하는 행동은 주로 소변을 밖에 싸놓는 형태로 나타나지만, 드물게는 배변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화장실을 문제없이 잘 가리던 냥이가 스프레이 증상이 아닌 무분별한 방뇨증상을 보인다면,
하부요로 질환이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즉각 수의사의 검진을 받도록 한다.
건사료를 주로 먹으며 수분섭취가 부족한 냥이들은 특히나 신장계통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방광염에 걸리게 되면 화장실에 빈번하게 가지만, 아주 적은 양의 소변만 보게 된다.
고양이의 성격에 따라 야옹거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녀석들도 있다.
여기서 상태가 악화되면 피오줌을 보게 되고 결석이 생기거나 신장질환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질병으로 말미암은 고통 때문에 화장실이 아닌 곳에 소변을 보기 시작한 경우, 병이 낫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시 화장실을 가리게 된다. 그러나 어떤 고양이들은 병이 완치된 이후에도
예전에 쓰던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소변이나 대변을 볼 때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화장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화장실 자체가
고통을 주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박혀 버렸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와 영역 표시
건강상의 이유로 화장실 밖에 실례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그 행위가 스프레이인지 아니면
스트레스로 말미암은 배뇨현상인지 반려인이 판단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 구분이 확실할수록 문제의 원인을 차단하고 행동을 교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스프레이 행동은 주로 벽이나, 스피커, 가구 뒤쪽, 문, 커튼 같은 수직적 물체에 행해지고
무차별한 방뇨현상은 주로 바닥, 카펫, 침대, 이불, 의자, 욕조 같은 수평적인 장소에 일어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어떤 고양이들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반려인의 옷이나 신발, 침대나
이불에 스프레이를 하기도 한다.
영역을 표시하는 스프레이spray 행동
자신의 영역이 침범받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중성화 수술을 했는데도 스프레이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창 밖에서 낯선 고양이를 보았다든지, 집안에 새롭게 고양이가 입양되었다든지 하는 경우
영역 싸움의 하나로 스프레이 행동을 하게 된다.
스프레이를 멈추기 위해서는 고양이가 불안해하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 불안 요소를 제거해
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양이가 스프레이를 하는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발정
2. 창 밖이나 마당에 나타난 낯선 고양이
3. 새로운 가족 구성원 (개, 고양이, 사람…)
4. 반려인의 옷이나 신발에서 나는 낯선 고양이의 냄새
5. 함께 사는 동물 가족과의 불화
6. 한집에 너무 많은 고양이 수
7. 집수리
8. 이사
9. 손님
10. 반려인의 스케줄 변화
11. 예민한 성격
건강상의 문제가 아닌 것이 확실한데 무분별한 방뇨 행동을 보인다면, 고양이가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사를 했다던가, 가족 구성원이 세상을 떠났다던가, 화장실 상태가 마음에 안 든다든가 하는
모든 것들이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들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1. 더러운 화장실
2. 커버가 덮여 있거나 너무 작은 화장실
3. 갑자기 바뀐 모래 혹은 갑자기 바뀐 화장실 위치
4. 불안정한 화장실 (시끄러운 곳에 있다던가 등)
5. 화장실을 청소할 때 썼던 세제의 냄새가 너무 강할 때
6. 모래가 마음에 안 들 때 (향이 너무 강하다던가, 재질이 싫거나 갑자기 모래가 바뀌었을 때)
7. 잘못된 화장실 위치 (식기에 너무 가깝게 놓여 있을 때)
8. 부족한 화장실 개수 (한 공간에 너무 많은 고양이 개체 수)
9. 화장실이 부정적인 기억과 연관되어 있을 때 (화장실 갈 때마다 큰 소음이 났다던가, 변비,
방광염 등의 증상으로 화장실에서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을 때)
10. 불안하거나 공포심을 느꼈을 때 (이사, 집수리, 자연재해, 학대 등)
11. 가족의 사망, 결혼, 출산, 이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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